쓰레기 매립지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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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쓰레기’입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쓰레기는 제대로 분리수거 되지 않으면 재활용도 어렵고 결국 어딘가에 버려질 수 밖에 없어요. 이렇게 생긴 쓰레기나 폐기물을 모아서 파묻도록 마련된 곳을 ‘쓰레기 매립지’라고 부릅니다.
1. 서울 난지도
서울의 경우 1964년부터 본격적으로 쓰레기 매립장을 확보하기 시작합니다. 서울에 인구가 집중될수록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할 매립지가 절실했으니까요. 그렇게 확보된 매립지 중 하나가 바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난지도’였어요.
난지도는 한강변에 있으면서 계절에 따라 난초꽃과 지초가 만발해 ‘꽃섬’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섬이 아니지만, 해외여행이 쉽지 않던 과거 1950년대에서 60년대 사이에는 신혼여행지나 시민들의 휴양지로 사랑 받는 섬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난지도에 좋지 못한 변화가 일어나요. 1978년부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들이 차곡차곡 매립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터전과 멀리 떨어져 있고 교통이 편리한 서울의 변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난지도에 엄청난 쓰레기를 매립한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서울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난지도 쓰레기 매립은 1993년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는데요.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립된 쓰레기의 양은 8.5t(트럭 1,300만 대 분량)이며, 높이로는 약 100m나 되는 거대한 쓰레기 산 2개가 생겨날 정도였습니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쓰레기 산의 높이라고 하니 너무 부끄러운 일이죠. 이렇게 쌓인 쓰레기로 인해 발생한 악취와 먼지공해마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섬인 난지도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쓰레기와 파리, 냄새가 많은 ‘삼다도’라는 오명만 남게 됩니다. 사람들이 만든 쓰레기로 인해 섬의 운명이 뒤바뀌고 만 것입니다. 매립된 쓰레기로부터 발생하는 메탄 가스와 침출수 등으로 환경이 날로 악화되면서 더 이상 난지도는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환경오염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는 1993년 3월 난지도 쓰레기 매립을 완전히 폐쇄하고 안정화 사업을 시작하는데요. 매립지 환경오염의 원인을 해결하면서 난지도를 복원하기 위해 침출수 차단 및 처리 설비와 매립가스 처리 설비를 설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서울 월드컵경기장 건설 부지가 상암동으로 결정되면서 인근에 있던 난지도까지 월드컵공원으로 복원하는 대규모 사업도 빠르게 진행됩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2002년 5월에 월드컵 공원 다섯 개가 만들어졌고, 이 중에서 난지도 위에 조성된 곳은 바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에요.
난지도에서 발생하는 매립 가스는 보일러 연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월드컵경기장 등 공공용 3개소, 주택용으로 인근 아파트 16,335세대, 업무용 빌딩 40개소에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난지도에서 살고 있는 식물의 경우 2000년 동·식물 438종에서 2013년 총 1,092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지도가 점점 생기를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2. 대구 수목원
서울 외에도 전국 곳곳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 가운데 이를 복원한 사례로 유명한 지역으로는 대구가 있습니다. 1986년 12월부터 1990년 4월까지 대구 시민의 생활쓰레기 410만t가량이 매립된 쓰레기 매립지가 10여년 동안 방치되면서 악취 등의 환경문제를 일으켰는데요. 이에 대구시에서는 1997년 쓰레기 매립지를 친환경시설로 복원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복원 과정에서 매립지를 덮기 위해 필요한 흙은 대구 지하철 공사 등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잔여 흙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다고 해요. 또한 매립된 쓰레기에서 나오는 오염원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매립가스 포집관 26개를 설치하고 침출수는 인근 서부하수처리장으로 보내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2002년 5월 전국 최초로 쓰레기 매립지 위에 도심형 식물원이 탄생하게 되는데요. 그 곳이 바로 지금의 ‘대구 수목원’입니다.
대구 수목원은 우리나라 자연생태복원 사업 중 우수 사례로 손꼽히면서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23개의 테마로 구성된 수목원에는 나무만 450종에 15만 그루가 있으며 꽃을 비롯한 식물들은 1,300종의 30만 포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과거 쓰레기로 인해 죽어있던 땅이 이제는 한 해 170여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대구 수목원은 이제는 유용한 수목유전자원의 보전 및 자원화를 촉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오늘은 이렇게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죽어가던 땅을 복원한 사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쓰레기로 오염된 지역을 복원하는 것에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세계가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이제는 환경을 위한 일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필(必)환경 시대가 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쓰레기 처리에 대해 ‘5R’로 행동하는 것이 추세라고 합니다.
5R은 쓰레기를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하고'(Recycle), 불필요하거나 환경 부담이 큰 제품 구매를 '피하며'(Refuse), 음식물의 경우 올바르게 배출해 썩혀서(Rot) 비료로 사용하거나 생분해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 이야기 드린 환경복원 사례처럼 배출된 쓰레기로 인해 오염된 지역을 복원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만, 더 이상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 하는 일에 모두가 동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