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가봤니? 홍천 친환경 에너지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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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표 녹색도시 프라이부르크 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홍천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녹색마을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동아 ST ESG 운영팀이 국내 최초 친환경에너지타운, 홍천 소매곡리를 방문했습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여러분은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가 지나갈 때 악취를 맡아본 경험이 있나요? 꽤 고약하죠. 그런데 만약 이 악취를 매일 숨 쉬듯 맡아야 한다면, 여기에 가축 분뇨 냄새까지 더해진다면?
2006년 런던 의정서가 발효되며, 분뇨와 같은 폐기물을 더 이상 먼 바다에 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농촌에서 발생하는 사람과 가축의 배설물을 가까운 지역에서 처리해야하는 상황이 온 것이지요. 그래서 홍천 인근의 분뇨와 폐기물은 소매곡리의 분뇨처리장으로 모이게 되었고, 마을의 악취는 날이 갈 수록 심해졌습니다.
악취를 줄이고 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2014년, 정부는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을 시행할 지역을 공모했습니다. 소매곡리는 마을 이미지를 회복하고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공모에 참여했습니다. 2014년, 홍천군과 각종 기관은 소매곡리를 [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으로 재탄생시키는 MOU를 맺게 되었죠.
1. 분뇨를 도시가스로! – 환경순환형 가축분뇨 공공처리 자원화 시설
먼저 ‘환경순환형 가축분뇨 공공처리 자원화 시설’은 가축분뇨, 음식물 쓰레기를 도시가스로 재탄생시키는 시설입니다. 원래 마을에 있었던 분뇨처리장의 친환경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폐기물이 어떻게 도시가스로 변신하는지 직접 따라가 볼까요?
홍천 지역에서 매일 발생하는 돼지분뇨 80톤과 음식물 20톤은 모두 여기, 반입장으로 모이게 됩니다. 폐기물이 저수조를 통해 ‘혐기성소화조’라는 탱크로 이동하는데요. 혐기성소화조에는 유기물을 분해해서 정화시키는 혐기성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메탄세균은 발효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생성하는데요, 이 과정을 메테인 발효 또는 바이오 가스화라고 부릅니다. 메탄가스를 가공하면 실생활에서 이요 가능한 도시가스를 얻을 수 있죠. 이렇게 얻은 도시가스는 배관을 통해 각 가정으로 보급됩니다.
도시에서 자란 스토니들은 도시가스의 중요성을 잘 체감하지 못할 텐데요. 실제로 마을 주민들이 도시가스를 사용하기 전에는 부탄, 프로판 등의 LPG 가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이 가스는 주기적으로 충전해야 하고 가격이 비싸 주민들이 생활하는 데에 불편함이 많았다고 해요. 그런데 도시가스가 설치되면서 1년간 약90만원을 절약하고 일상생활이 편리해졌으니, 도시가스의 도입이 주민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겠죠?
2. 분뇨와 음식물 스레기를 비료로! - 퇴액비 자원화 시설
두번째로 ‘퇴액비 자원화 시설’ 은 분뇨와 음식물을 농사에 이용할 수 있는 비료로 바꾸어 줍니다. 위에서 가축분뇨를 분리하면서 위쪽에 뜨는 소화액와 밑으로 가라앉는 슬러지를 각각 액비와 퇴비로 재사용하는 것이죠.
슬러지에는 산소를 좋아하는 미생물 (호기성 미생물)이 있는데, 이 미생물에 산소를 주입해주면 미생물이 호흡하면서 슬러지가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분뇨의 유기물이 영양소로 바뀌게 되고, 이는 다시 퇴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분해된 슬러지와 톱밥을 섞어주면, 퇴비가 완성되는 것이죠!
이 기술은 분뇨의 악취를 줄여주고 처리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퇴액비를 외부에 판매하여 이익을 창출하기는 어렵지만, 남은 폐기물 (슬러지 및 소화액)을 소각장에 보내서 처리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고 해요! 또한 주변 마을의 슬러지와 소화액을 대신 처리해주는 것이 마을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해서 마을 법인에 돌아가는 돈은 연간 약 5000만원이나 된다고 하네요.
3. 집집마다 발전기를! - 태양광 설비
세번째로 ‘태양광 설비’는 태양광으로 전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가정마다 설치되어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얻는 연간 순 이익은 7~8천만원이라고 합니다. 가정마다 설치된 태양광 패널 이외에도 마을 중앙에 거대 규모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요. 실제로 보면 크기에 압도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마을 한복판에 거대 태양광 패널이 있다니, 미래 도시에 온 느낌이었답니다!
어떤가요? 우리나라에 마을 전체가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곳이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저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직접 방문하면서 폐자원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깔끔하게 정돈된 마을을 보며 ‘냄새나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딛고 일어나 ‘살고싶은 마을’로 탈바꿈했을 때, 주민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느껴졌어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는 결이 조금 다르지만,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한 층 더 발전된 녹색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스토니들도 홍천에 갈 일이 있으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꼭 방문해봤으면 좋겠어요! 홍보사 선생님의 설명과 함께 마을을 둘러보다보면 에너지의 미래를 만날 수 있을 거에요~
※ 참고 :
홍천 친환경 에너지 타운 한재훈 홍보사님
해양 수산부 / 육상 폐기물 해양배출,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립축산과학원 / 친환경 축산을 위한 올바른 가축분뇨 퇴비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