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연쇄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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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봄, 대한민국 꿀벌이 사라졌다]
2022년 봄. 우리나라에서 꿀벌을 길러왔던 농민들은 난생 처음 겪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바로 꿀벌 연쇄 실종사건! 2022년 4월 초를 기준으로 전국에서 사라진 꿀벌들의 수는 무려 최소 78억마리… 지난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사체의 흔적도 없이 광범위한 지역의 꿀벌이 사라졌다.
원래대로라면 벌통이 꿀벌로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현재 수많은 벌통들은 텅텅 비어있다고 한다. 꿀벌의 사체라도 발견하면 집단 폐사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체마저 보이질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는, 그야말로 꿀벌 실종의 상태!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원인을 알 수 없는 군집 붕괴 현상]
미국에서는 이미 2006년에 데이브 하켄버그라는 사람에 의해 가장 처음 꿀벌 실종 현상이 보고 됐다. 이 후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을 ‘군집 붕괴 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고 불렀다. 꿀벌 실종 사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다.
군집 붕괴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조사와 연구가 시도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각종 음모론 마저 양산되고 있을 정도. 기생 진드기, 휴대 기기로 인한 전자파,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 등장 등 음모론의 종류도 다양하다.
어째든 결론은 군집 붕괴 현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뾰족한 해답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꿀벌 실종은 생태계 붕괴를 경고한다]
꿀벌과 관련된 경고를 검색해보면 아인슈타인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간은 멸종한다.”
많은 매체를 통해 인용되는 이 발언은 사실상 아인슈타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 유명한 사람의 입을 거쳐 나온 말이라고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영향력을 기대하며 1994년 프랑스 양봉업자들에 의해 날조된 발언이지만, 내용 자체로만 보았을 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 역시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
UN에 따르면 주요 농작물 100여종 중 70%가 꿀벌에 의해 수분(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보고됐다. 농업기술이 크게 발전한 현대사회이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농작물이 꿀벌에 의존해서 수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꿀벌이 사라지면 수분 작업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수분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농작물들은 과실을 맺기 힘들어진다.
2022년, 꿀벌이 사라진 우리나라의 딸기 농장은 생산량이 60% 줄었고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못해 기형 딸기가 생산되기도 했다. 식물의 번식을 도와주는 조력자인 꿀벌이 사라지자 즉각적으로 농산물의 생산량 저하가 나타난 것이다.
꽃이 피고 과실이 열린다는 것은 인간의 식량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상 또 다른 생물들의 먹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인간 식량 문제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먹이사슬 체계가 흔들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경고가 현실이 된 지금,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
현재 우리나라 지자체에서는 꿀벌 실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를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편적인 방법일 뿐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기후변화, 병충해 피해, 벌 무리 관리 기술의 부족, 드론으로 해로운 약품 사용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이 매우 큰 문제다.
인지학과 발도르프교육의 창사자인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는 1923년 11월 진행한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양봉업의 기계화는 80~100년 후 꿀벌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1세기 전 이렇게 경고한 학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결국 경고가 현실화가 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꿀벌 실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닌 생태계 붕괴마저 경고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그러므로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보다 심층적인 원인분석과 연구,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