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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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점은 여러 가지를 뽑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뽑자면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은 참 아름다워요. 이런 특징 때문에 우리나라는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24절기(二十四節氣 )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옛 선조들로부터 내려져 온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계절적인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든 ‘기후의 표준점’입니다.
한 계절마다 6개의 절기가 있어 사계절인 우리나라는 총 24절기가 존재합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 몹시 심한 더위를 뜻하는 대서(大暑), 더위가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온다는 처서(處暑), 일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등 달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절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계절의 아름다운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라 뽐/여어어어어름/걀/겨어어어우울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기상청 보도에 따르면 최근 30년(1991~2020년)은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연평균기온이 1.6°C 상승했으며, 특히 봄과 겨울의 기온 상승이 뚜렷하다고 해요. 우리나라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는 것은 보도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도 이미 생활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는 부분일거에요. 따뜻한 봄이 머무는 시간은 아주 짧아져서 트렌치 코트나 자켓을 입을 시간은 금방 사라지고 금새 더워져서 반팔을 빨리 찾는 해가 잦아지고 있으니까요.
지난 해 서울의 벚꽃은 99년 만에 가장 일찍 개화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봄의 시작 역시 그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거에요.
게다가 폭염이나 열대야 일수 같은 극한기후지수의 증가도 매우 뚜렷해지고 있어요. 호우와 같은 극한 강수 발생일수 역시 증가했지요. 이러한 현상은 근래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를 생각하면 모두가 수긍하는 부분일거에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찌는 듯한 더위와 하늘이 뚫린 듯 퍼붓는 폭우를 경험한 적이 많으니까요.
24절기 중 가장 추운 절기는 대한(大寒)과 소한(小寒)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과 소한에 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적도 있어요. 과거 30년(1912~1940년)에서 최근 30년(1991~2020년)을 비교해보면 최근은 오히려 작은 추위를 뜻하는 소한(小寒)이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大寒)보다 더 추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 폭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기상청에 따르면 1980년부터 30년간 전 세계 평균 기온상승 폭이 0.84℃인 것에 비해 한국은 1.22℃로 1.5배 가량이나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이 과거와 다르게 봄여름의 시작이 빨라지고 기온 상승이 뚜렷해지고 있는 이유는 온실가스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이 뚜렷한 경우라고 합니다. 게다가 2016년 영국 기후연구기관인 기후행동추적(CAT)으로부터 세계 4대 기후 악당으로 지목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어요. 지목 당한 나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에 속하는 아름다운 나라라는 특징이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언제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계절마저도 기후위기로 인해 흔들리고 있고 우리나라는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까지 받고 말았죠.
우리나라가 계속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할 경우 이번 세기 후반에는 1년 중 절반 가까이가 뜨거운 여름으로 지속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려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기도 해요.
그래서 훗날 탄소중립이 성공한다면 세기 말에 가서는 기온 상승 폭이 2.3℃에서 멈추고 기상 이변도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요. 정부와 기업, 개인마다 해야 할 일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기후위기라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소중한 우리의 사계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