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실수는 NoNo해 (광주 운천저수지 복원)
페이지 정보
본문
처음부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뒤늦게라도 그 소중함을 깨닫고 자연 상태로 복원하려는 노력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이러한 노력을 알리고자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의 생태복원 우수사례를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이어서 소개해드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광주광역시 서구에 있는 ‘운천저수지’입니다. 운천저수지는 예로부터 논에 필요한 물을 대고 사람들이 수영과 뱃놀이를 즐기던 친근한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저수지 인근 역시 대규모 개발을 피해갈 수 없었는데요. 개발된 지역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는 그대로 운천저수지에 버려졌다고 해요. 오염된 저수지는 논에 물을 댈 수도 없고 사람이 수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전에 가능했던 순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말아요.
결국 악취와 잡초로 무성해진 운천저수지를 흙으로 매립해서 새롭게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는데요. 하지만 광주시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과거 ‘경양방죽’이라는 호수를 매립한 것이 과연 잘한 일이었는가에 대한 의문과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광주 동구에 있던 경양방죽은 일제강점기부터 매립될 위기에 처한 호수였습니다. 일본인이 거주할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이유로 말이죠. 당시 광주의 부민들은 저명한 인사인 최흥종 목사를 위원장으로 해서 매립 반대운동을 펼쳤습니다. 100% 매립을 막을 순 없었지만 반대 여론을 의식해 경양방죽의 1/3은 호수로 남기고 나머지 부분만 매립하게 됩니다.
어렵게 지켜낸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1968년에 8차선 도로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경양방죽을 매립해버렸습니다. 결국 일본이 아닌 우리 손으로 경양방죽을 완전히 없애버린 거에요.
본래 경양방죽은 여름에는 피서객이 모이고, 겨울에는 썰매와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는 사랑 받는 명소였어요. 크기도 상당히 컸고, 주변 경치 또한 아름다운 호수였다고 합니다. 만약 지금까지 경양방죽이 남아있었다면 시내 중심부에 거대한 호수가 있는 도시로 광주가 더 유명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있던 것입니다.
과거의 경양방죽 매립과 같은 전철을 밟지 말자는 여론이 우세해지면서 운천저수지는 매립 대신에 복원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집니다. 이에 광주시는 운천저수지를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합니다.
오염된 운천저수지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대규모 공사를 시작했는데요. 도심 속 생활하수가 저수지로 흘러 가지 않도록 하수도 공사를 하고, 영산강의 상류에서 맑은 물을 끌어오는 용수관로도 설치했습니다. 또 저수지 주변에 실개천을 만들어서 영산강에서 유입되는 물이 실개천을 통해 저수지까지 들어가게 했어요.
더러운 폐수는 막고 맑은 물을 계속해서 공급하자 운천저수지의 자정능력이 점점 회복되었고, 악취가 진동하던 저수지에서 사랑 받는 자연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죽어가던 운천저수지의 생태계가 회복되자 저수지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백로, 물새, 논병아리 등 철새들도 저수지를 찾았고 저수지 안에는 연꽃도 만개했다고 합니다. 물 속에는 붕어나 잉어 같은 각종 어류도 살기 시작했어요.
또 인근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산책로에는 여러 가지 나무와 야생화가 살고 있어서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되살아난 운천저수지의 생태계는 청소년들의 자연학습 견학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며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양방죽 매립이라는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시작된 운천저수지 복원은 매우 성공적인 환경복원 사례로 평가 받기도 했습니다.
악취가 진동하던 저수지에서 이제는 봄이 오면 꽃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명소로 재탄생한 운천저수지 이야기 어떠셨나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호수 경양방죽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사람들의 욕심과 개발로 인해서 똑같이 사라질뻔했던 운천저수지는 깨끗해진 모습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