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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뻔한 생태계의 보고 (창녕 우포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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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77회 작성일 21-11-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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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은 우리 생활 속 ‘관용 표현’으로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관용 표현이란 원래의 뜻과는 다르게 새로운 뜻으로 굳어져 사용하는 표현을 말하는데요. 늪은 주로 ‘유혹의 늪에 빠지다’ 처럼 부정적인 상황에 쓰일 때가 많은 표현이었어요.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던 늪은 과거에도 물에 젖어 쓸모 없는 땅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매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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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 위치하고 수면 면적만 70만 평에 이르는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습지인 ‘우포늪’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소가 마시는 물이 고인 곳’이라는 뜻을 가진 우포(牛浦)늪은 원래 천연기념물이었지만 늪을 찾는 철새의 수가 감소하자 1973년 천연기념물 지정에서 해제가 됩니다. 우포늪을 보호하던 ‘천연기념물 지정’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자 이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손길이 닿기 시작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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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말 농어촌진흥공사가 우포늪을 농경지로 개발하려는 사업을 추진하다 중도에 포기했으나 1980년대에는 낙동강 하구둑 건설과 축산폐수, 낚시꾼들의 떡밥 등으로 수질오염이 심해지면서 늪에 살던 토종 어종마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게다가 1990년대에 와서는 마을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우포늪에 버리기 위해 쓰레기 매립장 계획을 세우기까지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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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우포늪에 세워질 쓰레기 매립 계획은 가까스로 중단됩니다. 우포늪을 보호하려는 과정 속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늪지를 개발하고 싶어하는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간에 큰 마찰이 발생하기도 해요.

 

1996년 창녕군에서 우포늪을 ‘람사르협약’의 습지로 등록시키려 했지만 지역주민의 거센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으니까요. 람사르협약이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사라져 가는 습지와 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체결된 국제협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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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정도 환경단체와 정부가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한 끝에 1997년 7월 마침내 우포늪은 자연생태계 보전지역(환경부 고시 1997-66호)로 지정됐으며, 1998년에는 람사르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보전되어야 할 습지로 등록됩니다.

 

우포늪이 자연생태계 보전지역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서 훼손되는 일이 대폭 줄어들었고 지속적으로 보호한 결과 이 곳에 터전을 잡은 새들과 생물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현재 우포늪에는 조류, 수서곤충, 식물, 어류, 패각류 등 1,000여 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 종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포늪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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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가면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도 볼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희귀종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우포늪은 1억 4천만년전 한국지형의 탄생과 그 기원을 함께 하는 어류 및 조류 등의 서식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포늪은 사람에게만 쓸모 없는 땅이라 여겨졌을 뿐, 지구의 다른 생물들이 살아가기에는 최고의 서식지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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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태학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우포늪은 자연 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장마나 홍수로 인해 많은 물이 발생할 경우 습지토양 속에 물을 저장해두었다가 건조한 시기에 주위에 공급함으로써 수분을 조절해 준다고 합니다. 또 늪은 오염원을 정화해주는 기능도 하기 때문에 지구 환경을 위해서 보호해야 할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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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불길한 이미지를 가지고 쓸모 없는 땅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수많은 생명의 터전으로 활기가 감도는 곳으로 인정받고 계속해서 보호해야 할 환경이 바로 늪인 것입니다. 우포늪은 이제 국제적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호받고 있으며 환경감시원 7명이 늪의 전역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더 안전하게 보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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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연기념물 지정에서 해제된 후 바로 훼손되었던 우포늪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언제든지 같은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므로 누군가 감시하고 제재를 해야 환경오염을 멈추는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사회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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